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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동기들과 함께한 종묘 여정

스타롱 2025. 4. 2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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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과 창경궁을 돌아본 후, 우리 서기관 동기들은 종묘로 향했다.
창덕궁의 화려함과 창경궁의 아늑함을 뒤로하고, 이제는 조금 더 차분한 시간을 보내고자 했다. 봄볕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오후, 우리는 가벼운 걸음으로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창덕궁의 인상적인 풍경을 이야기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다음 종묘에 대한 기대감을 조심스레 내비쳤다. 웃음과 이야기 소리가 부드럽게 퍼져나갔다.

종묘 안내도

 

종묘에 들어서자, 그 분위기는 단번에 달라졌다.
분주한 거리와는 전혀 다른 고요하고 묵직한 공기가 우리를 감쌌다. 높은 고목들이 빽빽하게 둘러싸인 숲길을 걸으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낮췄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조용히 걷고,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바라보며 이 특별한 공간에 몸을 맡겼다.

종묘 가는 정원길

가이드는 없었지만, 오히려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어 좋았다.
정해진 동선도, 시간에 쫓기는 것도 없이, 우리는 마음 가는 대로 천천히 걸었다. 종묘 정전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각자의 속도로 자연을 느끼고, 때로는 서로를 부르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눴다.

종묘입구

먼저 마주한 곳은 정전이었다.
정전은 거대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화려함 대신 절제된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었다. 기둥 하나, 처마 하나, 모두 간결했지만 깊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우리는 그 앞에서 잠시 멈춰 섰다. 누구랄 것도 없이 ", 대단하다" 하는 감탄이 터져 나왔다.

종묘본관

정전 앞 넓은 월대에 발을 디디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긴장감을 풀고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며 찍은 사진들은 종묘의 고요함과 동기들 사이의 친근한 분위기를 함께 담고 있었다. 가끔은 장난스럽게 어깨를 툭 치기도 하고, 조심스럽게 웃으며 서로의 모습을 바라보기도 했다.

종묘정전 안내판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정전 앞을 곧게 가로지르는 '신로'였다. 이 길은 왕과 신령만이 다니던 신성한 길이라고 적혀 있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신로를 피해 양옆 길로 걸었다. “조심조심~ 우리도 왕이 된 기분이네.” 누군가 장난스레 말하자, 다 함께 웃으며 한껏 분위기가 부드러워졌다.

정전 신위봉안도

이어 영녕전쪽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길을 걷는 동안에도, 울창한 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이 들려왔다. 햇살은 부드럽게 나뭇잎을 통과해 떨어지고, 그림자마저도 고요하고 아름다웠다. 영녕전은 정전보다 아담했지만, 그 아늑함 덕분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느낌이 들었다. 동기들과 둘러서서 벽면을 바라보며, "여기에 조선 왕들의 신위가 모셔져 있다고 해." 짧은 이야기를 나누며 조심스럽게 시간을 보냈다.

제사상 전시관
종묘대제

영녕전 앞마당에서 우리는 또 한 번 사진을 남겼다.
서로 어깨를 맞대고 찍은 사진 속에 담긴 것은 단지 풍경이 아니라, 함께 걸었던 시간, 함께 나눈 웃음과 따뜻한 우정이었다. 어느새 하늘은 붉게 물들기 시작했고, 고목들의 긴 그림자가 땅 위로 드리워졌다.

정전 신위봉안도

종묘를 나서는 길, 우리는 서로에게 "좋은 하루였어." "또 오고 싶다."며 소박한 인사를 건넸다. 아무런 화려한 장치도 없이, 단지 함께 걸으며, 서로를 바라보며, 고요한 시간을 공유했던 하루. 복잡한 말이 필요 없었다. 조용히 미소 짓는 얼굴들만으로 충분히 행복함을 느낄 수 있었다.

종묘관람 종료

종묘는 생각보다 더 크고, 생각보다 더 조용했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더 큰 감동으로 남았다. 역사와 자연,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소중한 추억. 서기관 동기들과 함께한 이 하루는 오랫동안 마음 깊숙이 잔잔히 남을 것 같다.

종묘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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